5년전 MB “비즈니스 프렌들리”… 집권 내내 ‘친재벌’ 비판 받아
입력 2012-12-26 19:15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대기업 총수들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달랐다. 이 대통령도 2007년 당선인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았다. 당선된 지 10일 만인 그해 12월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방문해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친기업)’를 선언했다. 이명박 정부 5년의 경제정책 기조를 재계 총수들 앞에서 천명한 것이다.
그때 이 대통령은 “차기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로 만들겠다. 앞으로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기업은 돈으로 기여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투자해 일자리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어떻게 해야 투자를 해야겠다는 것인지 제시해 달다. (내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친기업 발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국내 기업은 외국과 경쟁하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로 규제하는 게 맞다. 기업이 원하는 대로 규제를 대폭 풀겠다”거나 “그동안 우리 사회에 기초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노사분규로 인해 기업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새 정부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달 남짓한 인수위 기간에 재계 및 기업 관련 인사들을 무려 12차례나 만났다. 반면 노동계와의 접촉은 한국노총을 딱 한 번 방문한 것에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전경련을 찾은 지 6일 만에 방문했다.
이후 집권기간 내내 야권과 노동계 등으로부터 ‘친재벌 반노동 정부’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