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6일 ‘극우 논객’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수석대변인을 향해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대통합을 약속한 박 당선인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윤 수석대변인은 편 가르기에 의한 박 당선인의 ‘불통 인사’이자 잘못된 첫 단추”라며 “즉시 임명을 철회하고 당사자도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그는 “(윤 수석대변인이) 그동안 정치적 창녀, 지식인의 탈을 쓴 더러운 강아지, 매국노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했다”며 “인수위에서 어떤 막말과 망언을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또 “(윤 수석대변인이) 며칠 전 인수위 참여 가능성에 대해 윤봉길 의사까지 인용하며 ‘영혼 모독’이라 해놓고, 어제 기자회견에선 입장을 뒤집으면서 다시 윤봉길 의사를 끌어들였다. 윤봉길 의사를 두 번이나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국민대통합을 완전히 역행한다”며 “나홀로 인사, 폐쇄적인 불통의 예를 또 한번 보였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윤 수석대변인이 세계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뒤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언론담당 보좌역으로 갔다가 99년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언론계에 복귀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의 언론계 복귀에는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의 추천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트위터에서 윤 수석대변인을 추천한 사람이 박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부소장은 “지난 총선 전에 누굴 통해 문제의 윤창중을 만났더니 대뜸 나에게 박지만이와 친하니 한번 만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파시스트 윤’을 추천한 인사가 누군지 금세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전 부소장은 해당 글을 삭제했고, 다시 글을 올려 “다른 언론인과 총선 당시 나눈 이야기가 윤씨로 착각되었던 것 같다. 더 이상 오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윤 수석대변인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임명 철회 요구가 거세지고, 박 당선인에게로 불똥이 쏟아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을 지지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이 바뀌면 모든 책임이 승리자에게 있는 것이고 모든 인사 권한도 승자에게 있다”며 “보수가 이겼으니 보수주의자를 등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옹호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박근혜 인수위 구상] 윤창중 사퇴 공방 가열… 민주당 “대통합 역행”-한화갑 “보수가 이겼으니 당연”
입력 2012-12-26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