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고통 DR콩고를 품다] 굿피플 김창명 회장 “단순한 물적 지원보다 자립과 환경개선위해 노력”

입력 2012-12-26 18:01


“말라리아와 장티푸스라는 병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현재 그로 인해 아픈 사람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증상이 어떤지,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지 알기 힘들지요. 말라리아와 장티푸스는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아직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질병입니다.”

굿피플 김창명 회장은 말라리아와 장티푸스가 우리 주변에서 드문 이유로 “우리나라의 위생환경이 깨끗하고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10월, 굿피플 6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케냐,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 전 세계 소외지역을 방문하며 일방적인 물적 원조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자립과 생활기반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펼쳐왔다.

“만성적인 빈곤으로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빵과 떡을 나눠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직접 가축을 기르고 고구마를 재배해 가정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영농교육을 병행하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마을 회관이나 보건소를 지을 때는 일방적으로 건물만 짓고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공사의 각 과정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의견을 수렴해 공동으로 일을 진행하고, 보건소 운영을 위한 현지 의료 인력을 확충해 지속적인 의료혜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지요.”

‘지역사회가 자립해야 한다’는 김창명 회장의 신념은 콩고민주공화국 보건의료사업에도 이어졌다. 말라리아에 걸려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해 말라리아 알약을 나눠주고 말짱센터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말라리아 발병률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또한 병행하는 것이다. 모기장 보급과 방역활동이 그 대표적인 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아이들이 밤새 말라리아 모기에 위협받지 않고 안전한 모기장 안에서 잘 수 있는 확률은 겨우 5.8%밖에 되지 않습니다. 집에 모기장이 있더라도 대부분 오래되고 낡아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굿피플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살충처리 된 모기장을 배급하고 있다. 각 마을에 방역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기초 보건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말라리아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어도 진료 한 번을 받기 위해서는 한 달 생활비의 5분의 1을 지출해야 하는 콩고민주공화국 주민들. 이들이 말라리아와 장티푸스의 위협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위생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굿피플의 발걸음에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