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나누는 행복한 기업] 한파에 꽁꽁 언 세상… ‘나눔경영’으로 녹인다

입력 2012-12-26 17:06


글로벌 경기 침체의 한파가 불어닥친 올해 정부와 기업,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해 보다 7일이나 늦은 24일이 돼서야 50도를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비영리단체 수입원 가운데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들의 소액 기부는 물론이고 자산가들의 거액 기부도 크게 줄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기업들은 나눔 경영에 아낌없이 나섰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큼은 성실히 이행해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 임직원들은 소외 계층을 위해 직접 나서 나눔 활동을 벌였다. 삼성그룹은 올해도 어김없이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대축제’를 열였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 자원봉사 활동이다.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국내외 임직원 봉사팀 2800여개와 임직원, 가족, 협력사, 파트너 단체 관계자 등 15만여명이 참가해 지난 10월 3주 동안 진행됐다.

SK그룹도 매년 연말을 ‘SK행복나눔계절’로 선포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연탄 배달, 김장 담그기 등 SK임직원들이 사회적 기업을 찾아 릴레이 자원봉사를 전개하고 있다.

GS그룹은 2006년 ‘저소득 소외계층의 자립기반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남촌재단을 통해 소외계층 환자를 위한 의료 사업, 미래리더 육성을 위한 교육 및 저소득 가정 자녀의 장학 사업, 문화예술 활성화 및 소외계층 대상 문화 프로그램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사랑의 손길 펴기회’에 가입하고 있다. 열 숟가락의 밥이 모여 한 그릇의 밥이 되듯 야쿠르트 임직원 모두의 정성을 모으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랑의 마음을 스스로 깨우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은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으로 잘 알려진 핑크리본캠페인이다. 캠페인은 아모레퍼시픽이 설립기금 전액을 출자해 세운 국내 최초 유방건강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겨울철을 맞아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에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고,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절약을 통해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에너지다이어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의 역량을 이용한 이색적인 기부 활동도 눈길을 끈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투명우산 나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공계 기피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펼치는 다양한 나눔 활동 중 한화금융네트워크 경제교육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 한화저축은행 등 한화금융네트워크가 저소득, 경제교육 소외지역 아동을 위해 경제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1년간 경제스쿨, 경제캠프, 지방 분교투어 등 다양한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GS칼텍스는 지난 8월 제3 세계 저개발 국가에 태양광 램프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한화건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인 ‘꿈에그린 도서관’도 건설사만의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장애인복지시설협회와 손잡고 장애인 시설 내 유휴공간에 도서관을 조성하고 있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은 현대차미소학습원 운영을 통해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드림실현 프로젝트’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소상공인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쳤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 자활 의지가 남다른 소상공인을 선정해 전문적인 사업 컨설팅에서부터 경영개선교육,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포스코는 긴급구호 활동 등 해당 지역의 요구에 맞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투자 거점인 에티오피아·짐바브웨등 5개국을 대상으로 장학사업, 새마을 시범 마을 조성, 슈퍼 옥수수 사업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STX는 314억원에 이르는 국내 대표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국내외 장학생을 배출하고 있다. STX는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던 사회공헌의 틀을 깨기 위해 ‘STX와 함께하는 다문화어린이도서관’ 운영, 저소득 다문화 가정과 1대 1 자매결연 등을 전개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베트남 현지 법인 두산비나를 통해 2009년 7월부터 중앙대 의료원과 함께 매년 구순구개열 환아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해수담수화 설비 세계 1위 기업에 걸맞게 베트남의 낙도인 안빈섬에 담수설비를 기증하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 세계 재난 현장에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장비를 지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