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집에 불질러 소방관 유인 총격… 美 뉴욕 소방관 2명 사망
입력 2012-12-25 19:17
미국에서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를 계기로 총기규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전과자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소방관들을 유인한 뒤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전 5시30분쯤(현지시간)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500㎞ 떨어진 온타리오 호수 인근 뉴욕주 웹스터의 주택가에서 소방관 2명이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숨지고 다른 소방관 2명 등 3명이 다쳤다.
경찰은 범인이 윌리엄 스펭글러(62)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자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스펭글러는 소방관을 유인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고 집 밖 둔덕에 숨어 있다가 소방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 지역 경찰서장인 제럴드 피커링은 “범인이 함정을 파놓고 소방관들이 도착하길 기다린 게 분명하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숨진 소방관은 마이클 치아페리니와 토머스 카츠오카다.
스펭글러는 1980년 92세 할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7년간 수감됐으며 1998년 가석방 이후에는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살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뉴욕주에서 중범죄 전과자는 총기 소지가 금지돼 있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의 한 대형 술집에서도 이날 새벽 총격이 발생해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사건은 새벽 1시10분쯤 시애틀 부근 벨뷰 시내의 대규모 쇼핑센터 내 술집에서 일어났다. 당시 술집에는 600여명이 모여 있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시애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