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땅에 평화를” 거룩한 밤 큰 울림… 지구촌 성탄절 표정
입력 2012-12-25 22:05
세계는 크리스마스인 25일 희망과 치유, 평화를 노래했다. 상처를 보듬고 갈등을 끝내며 절망을 잠시 내려놓았다. 아기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은 축제 분위기였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를 얻은 데다 성탄절까지 겹치자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은 기쁨으로 충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탄절 메시지에서 4만4000명의 희생자를 낸 시리아 문제를 언급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유혈 사태를 종식하고 피난민들을 위한 구호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며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추구하는 대화를 하도록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이 시간 베들레헴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그 땅에 평화가 임하게 하소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신이 주신 평화와 자유 안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게 하소서”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총기 사고로 어린이와 교사 26명을 잃은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에는 테디베어와 바비 인형, 축구공, 보드게임 같은 선물이 세계 각지에서 답지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을 시 청사로 초대해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도 열렸다. 자원봉사자 바비 비치는 “이 선물은 세계인이 슬픔과 위로를 표현하는 방식”이라며 “나 또한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에는 올해도 산타클로스의 현재 위치를 궁금해하는 세계 어린이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산타 위치추적 서비스’는 1955년 크리스마스 무렵 한 잡지에 실린 산타 상담전화 광고에 실수로 NORAD 전화번호가 인쇄되면서 시작됐다. 산타와 통화하려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폭주하자 당시 NORAD 해리 숍 대령은 동심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거짓말로 산타 위치를 알려줬다.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에 자원봉사자 수십명이 전화를 받고 있다. 올해는 2만4000여통이 걸려왔다. 웹 사이트도 세계를 돌며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 위치를 안내한다.
각국 정상들은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왕실 최초의 3D 영상 성탄사로 국민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안겼다. 여왕은 런던올림픽 개막식 영상에선 본드걸로 깜짝 출연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가족과 성탄 휴가를 보냈다. 내일 다시 상처와 분쟁, 절망이 시작되더라도 크리스마스가 전해준 평화로 세계의 하루는 저물어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