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진 대구대 교수 “국민들 범죄 줄어드는데도 과장된 범죄 공포 속에 살아”

입력 2012-12-25 18:57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제 범죄 발생률보다 과장된 범죄 공포 속에 지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대구대 박순진 교수가 ‘형사정책연구’에 발표한 ‘범죄발생 추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범죄 발생률은 감소추세인데도 일반인들 사이에선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가 1994∼2009년 5차례 진행한 범죄추세인식 조사에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전체의 범죄가 크게 증가했거나 증가한 편’이라는 응답은 66.5∼90%를 차지했다. 2009년과 2011년 조사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범죄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거나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75.9%, 61.4%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우리나라에 범죄가 많아질 것으로 느낀다는 뜻이다. 1994년 이후 7차례 조사에서 범죄 발생이 감소했거나 감소할 것 같다는 응답은 1.7∼11.7%에 그쳤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실제 범죄 발생건수는 94년 3081명에서 2004년 4152명으로 증가하다 이후 다소 감소추세다. 범죄 발생률은 2005년 인구 10만명당 3934명에서 지난해 3750명으로 98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 범죄 발생 추세와 달리 범죄가 많다는 인식이 과도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의 범죄 발생 및 가능성에 대한 인식 조사(94∼2011년)에서는 ‘그저 그렇다’(55∼62.1%)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크게 증가했다거나 증가한 편’이라는 응답은 19.1∼36.9%, ‘크게 감소했거나 감소한 편’이라는 응답은 6.8∼20%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전체 범죄는 늘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중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일반인들이 우리 사회 치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 치안 수준은 세계적인데도 몇 개 큰 사건을 전체로 과장되게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