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등에도 눈 있는듯 묘기패스로 덩크 연결… 김선형 원맨쇼 SK 4연승 질주
입력 2012-12-25 18:47
성탄절인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도 캐럴이 울려퍼졌다. 통신 라이벌 서울 SK와 부산 KT는 농구 팬들에게 화려한 쇼를 선물했다. 승리는 SK가 가져갔다. SK의 2년차 가드 김선형은 만원 관중에 신바람을 내며 17점을 몰아넣어 팀의 4연승 썰매를 끌었다.
SK는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KT와의 홈경기에서 77대 60으로 승리를 거뒀다. 홈경기 8연승을 거둔 선두 SK는 19승5패를 기록, 이날 경기가 없었던 공동 2위 울산 모비스-인천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2.5 경기로 벌렸다. 이번 시즌 SK와 치른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진 KT는 10승14패(8위)가 됐다.
SK 선수들은 팬들에게 뭔가 보여 주겠다고 작정하고 코트에 나온 듯했다. 1쿼터 종료 29초 전 김선형이 KT 골밑으로 파고들며 김민수에게 비하인드 백 패스를 던져 줬다. 김민수는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백핸드 덩크를 꽂아 넣었다. 입석까지 가득 메운 8100여명의 팬들이 하이톤 함성을 내질렀다.
2쿼터로 접어들자 득점포가 갑자기 식어 버렸다. 6분이 넘도록 양 팀은 나란히 4득점에 그쳤다. 특히 KT는 2쿼터 종료 2분10초 전까지 4득점에 머물렀다. KT는 지역방어와 개인방어를 번갈아 사용한 SK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SK는 압박 수비로 KT 선수들의 손발을 묶어 놓고는 차곡차곡 점수를 빼냈다. 2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35-26가 됐다. SK의 9점 차 리드.
3쿼터가 시작되자마자 승부의 추는 SK 쪽으로 확 기울었다. SK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21점·7리바운드)는 ‘투맨쇼’를 선보이며 3쿼터 시작 5분30초 만에 12점을 합작했다. KT는 3쿼터 종료 6분6초 전에야 쿼터 첫 득점을 올렸다. 3쿼터 종료 4분38초 전 김선형이 레이업으로 점수를 보태자 스코어는 51-30까지 벌어졌다. 김선형은 경기 후 “지난 크리스마스 땐 팀이 패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이겨 기쁘다”며 “관중의 함성에 귀가 아팠다”고 엄살을 부렸다. 이어 “1쿼터 때 덩크를 했더니 팬들이 좋아해서 더 하고 싶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못했다”며 웃었다.
서울 삼성은 전주체육관에서 전주 KCC를 69대 61로 꺾었다. 3연패에서 탈출한 삼성은 12승12패가 돼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최하위 KCC는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3승21패. 원주치악체육관에서는 홈팀 원주 동부가 17점을 쓸어 담은 가드 이광재의 활약을 앞세워 창원 LG를 65대 52로 꺾었다. 창원 LG는 이날 패배로 삼성과 공동 5위가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