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는 마음 담아… 소망교도소 합창단, 12월 27일 첫 외부공연 앞두고 연습 구슬땀

입력 2012-12-25 18:12


아시아 최초의 기독교 민영교도소인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소장 심동섭). 이곳 수용자들로 구성된 소망합창단은 성탄절인 25일 합창 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중저음의 화음이 교도소 강당에 울려 퍼졌다. 합창 단복 대신 푸른 죄수복 차림이었지만 연습에 임하는 자세는 프로 합창단처럼 진지했다. 얼굴에는 첫 외부 공연을 앞두고 설레는 표정이 역력했다.

소망합창단은 27일 오후 3시 경기도 용인 법무연수원에서 열리는 ‘제5회 자선 송년 법사랑 음악회’에 출연, ‘보리밭’과 ‘닐리리맘보’ 등을 선보인다.

소망합창단은 지난해 12월 1일 개소 1주년 기념으로 창단됐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연습시간, 30여명의 단원들은 테너와 베이스 등 파트별로 나눠 레슨을 받았다. 연습은 순탄치 않았다. 노래를 처음 불러보는 수용자들이 많은 데다 형기를 종료하면 출소해 버리는 교도소 특성상 합창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또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해 한 곡을 익히는 데 한 달씩 걸리곤 했다. 하지만 지휘자와 반주자의 열정과 노력으로 외부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수용자들 내면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목소리가 튀면 합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해심이 생겼다. 찬송을 크게 부르며 원망과 좌절, 수치로 얼룩진 마음을 추슬렀다. 자신의 잘못으로 고통 받은 피해자를 생각하며 회개의 눈물을 흘리는 수용자도 있었다. 기회만 된다면 피해자 앞에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 드리고 싶다는 수용자도 생겼다.

합창단을 지도하는 송병채(45·여주성결교회 집사) 소망교도소 정책기획실 팀장은 지휘를 전공한 교정 전문가다. 그는 “처음엔 과연 이들이 합창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면서 “합창을 통해 심성이 조금씩 변화되고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망합창단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공연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