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교회를 뒤돌아보며] (상) 5대 희망뉴스
입력 2012-12-25 18:12
한국 사회만큼이나 한국교회에서도 대형 뉴스가 쏟아진 한 해였다. 한국 교계의 갈등과 분열, 상처를 다룬 소식도 있었지만 교회와 크리스천의 생명력을 오롯이 드러내는 뉴스도 적지 않았다. 국민일보가 지난 1년 동안 한국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5대 희망뉴스’를 꼽아봤다.
◇반값 등록금 첫 실현 ‘부산장신대’
올해 치러진 총선 및 대선 공약에 등장한 키워드 중 하나는 ‘반값 등록금’이다. 어느 대학도 실현하지 못한 이 제도를 신학대인 부산장신대(총장 최무열)가 4년제 사립대로는 최초로 실천에 옮겨 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부산장신대는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 77명에게 등록금(310만원)은 물론 향후 4년간 등록금을 절반만 받을 예정이다.
부산장신대의 반값등록금제 시행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지역 교회와 성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최 총장은 “부산·경남 지역의 500개 교회로부터 월 10만원씩, 성도 5000명으로부터 월 1만원씩 후원받아 50억원을 모금한다는 ‘5·5·5 비전운동’이 열매를 맺고 있다”면서 “지역 신학대와 지역 교회, 지역 성도가 교류하며 상생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정책 한목소리…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출범·활약
올해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한국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계가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의 역할이 컸다. 지난 4월 출범한 기공협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독교 가치관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후보자뿐 아니라 기독교 관련 정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기공협은 이달 치러진 대선에서 대선 후보를 대상으로 기독교 가치 구현과 사회통합 방안 등에 대한 견해와 정책 대안을 묻고 관련 공약을 담은 답변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기공협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크리스천기자협회 등 5개 교계단체가 동참해 한국교회의 결집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 사회 ‘사각지대 돌봄이’… 기독교 구호·봉사단체들
원폭피해자 및 2세 환우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구미지역 불산 누출 피해 주민들, 쌍용차 해고자 및 자살자 유가족들, 쪽방촌 주민들, 시리아 난민들…. 하나같이 소외되고 잊혀지고 구석으로 밀려난 이들이다. 올 한해 한국교회는 이들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기댈 어깨를 내밀어주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는 쉼터를 지어줬고, 후원의 손길이 끊긴 불산 누출 피해 주민들을 찾아가 하소연을 들어줬다. 시리아 난민촌이 들어선 요르단 국경지대까지 달려가 구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역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교회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은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회성이 아니라 한두 곳이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것이 섬김사역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내 성경 반입량 매년 증가세
북한 내에 성경이 꾸준히 보급되고 있다는 소식도 한국교회에 힘을 불어넣는 소식이었다. 지난 5월 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윤여상)가 내놓은 ‘2011 북한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396명 중 7.8%(31명)가 ‘북한에서 성경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003년(1.9%)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성경을 읽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북한 주민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등 접경지역의 국내외 선교단체 활동을 통한 성경 반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여상 소장은 “북한의 종교 박해와 관련된 탈북자들의 증언은 대부분 기독교와 연관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북한 내 종교 박해 피해자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 최초, 5代 목회자 명문가 탄생
지난 4월 17일은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한국교회 최초로 5대 목사(예장통합 소속)가 탄생한 것. 한국교회 최초 선교사인 1대 박태로 목사에 이어 6·25때 순교한 2대 박경구 목사, 3대 박창환(89·전 장신대 총장) 목사, 4대 박호진(57·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목사에 이어 5대 박범(32) 목사가 대를 이은 것이다. 박태로 목사가 1912년 목사 안수를 받은 지 꼭 100년 만이다. 특히 박 목사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 5계명은 이 시대 크리스천이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덕목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성삼위 하나님만 믿고 섬기자’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를 따르자’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충성하자’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러움 없이 살자’ ‘하나님께 감사하며 사람에게 기쁨을 주자’.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