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겨낸 15세 피아니스트, 어린 환자들에게 음악 선물
입력 2012-12-25 18:08
혈액암을 이겨낸 15세 피아니스트 정택영(사진)군이 28일 서울 일원동 삼성암센터에서 암과 싸우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위해 특별한 연주회를 갖는다.
경기도 광주 선한이웃교회 정은호(52) 목사의 둘째아들인 정군은 어려서부터 피아노 연주에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성도 50여명의 작은 교회 목사 부부에게 아들의 음악 교육은 경제적으로 힘겨운 일이었다. 하지만 학원 교사와 한 음대생의 무료 레슨으로 6학년까지 피아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시련은 정군이 6학년이 되던 해 어머니 권은주(50) 사모와 함께 방문한 미국 LA에서 찾아왔다. 외삼촌댁을 방문한 정군은 인근 교회에서 피아노 대회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그랜드피아노를 하루 5시간씩 칠 수 있었고 음대 교수인 교인으로부터 개인 레슨을 받는 등 태어나 처음으로 최고의 음악 환경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꿈만 같았던 미국 생활은 이듬해 4월 ‘버킷림프종’ 선고와 함께 산산조각났다. 정군은 머리를 다 깎은 채 암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이지만 캘리포니아 암협회와 주정부가 항암치료비를 전액 지원했고 3개월여의 치료로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정군은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2010년 가을 귀국했다.
계원예술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정군은 이제 감사를 사랑으로 갚고 있다. 정군은 지난해까지 한국메이크어위시 재단과 함께 난치병 환아들의 합창단 반주자로 봉사했다. 또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분당 서울대병원 등 아픈 이들을 찾아다니며 무료 공연도 펼치고 있다. 정군은 “어려서 겪은 치유의 은혜를 피아노를 통해 많은 사람과 나눌 것”이라며 “음악을 통해 전 세계에 하나님의 사랑과 기적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