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수위 구상] 윤창중 “송구” 몸 낮췄지만… 꼬인 인선 논란 가열

입력 2012-12-25 21:56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강경보수 성향의 윤 수석대변인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송구하다”고 몸을 낮췄지만 야당이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면서 박 당선인의 첫 인선부터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민주통합당은 25일 임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철학과 의중을 전달하는 수석대변인에 윤씨를 임명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그는 언론과 정치권을 왔다갔다한 정치편향적 해바라기성 언론인으로 극단적 분열주의 언동을 일삼았던 분”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48%의 국민을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한 사람을 박 당선인이 자신의 입이라 할 수 있는 수석대변인에 임명한 것은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자기 지지자들만의 통합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독선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했으며, 김정현 부대변인은 별도 논평을 통해 “역대 대통령 당선인 인사로는 최악”이라고 공격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 관계자는 “아무 하고도 상의 안 하고 혼자 독단적으로 하는 게 큰 일”이라며 “(윤 수석대변인이) 어떤 칼럼을 썼고 종편에 나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다 스크린 못 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전체 인사를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거나 “대통합이 깨졌다고 말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윤 수석대변인은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깊이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면서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과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 의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진영만 옹호했다는 비판에 “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해 온 것이 사실이며, 균형 있게 해석해 주길 바란다”고 항변했다. 또 최근 종편에 나가 “인수위에 들어가는 건 제 영혼에 대한 모독이다. 윤봉길 의사에게 ‘독립됐으니 문화관광부 장관 하라’는 것과 같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나름의 애국심과 국가관을 갖고 내 개인의 생각을 접었다”고 말을 바꿨다.

윤 수석대변인으로부터 ‘정치적 창녀’라고 공격을 받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트위터를 통해 “윤창중, 깃털 같은 권력 나부랭이 잡았다고 함부로 주둥아리 놀리는데 정치적 창녀보다 못한 X”이라고 맞받아쳤다. 현철씨는 민주당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했었다.

임성수 유동근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