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만리장성 2만㎞ 기정사실화?… 12월 초 유네스코에 길이 두 배로 늘려 최종 보고

입력 2012-12-25 18:27

중국이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인 자국의 만리장성 길이를 기존의 배로 늘려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은 올 6월 24일부터 7월 6일까지 러시아에서 열린 제3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만리장성 길이가 2만㎞에 달한다고 수정 보고한 데 이어 이달 초 2만㎞로 공식 확정했다. 중국이 앞서 유네스코에 보고한 만리장성 길이보다 2배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기보고 당시 만리장성의 길이에 대해 “5000㎞에 달하는 만리장성은 완벽하게 보존하기가 어렵다. 6000㎞에 달하는 북쪽에 있는 만리장성 지역은 보존하기도 어렵고 절반만 남았다”고 서술한 바 있다. 다시 말해 만리장성 전체 길이는 북쪽에 있는 만리장성을 절반만 포함할 경우 8000㎞, 북쪽에 있는 만리장성을 모두 포함시킬 경우 1만1000㎞라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러시아 회의에서 만리장성 길이를 종전에 비해 최소 9000㎞, 최대 1만2000㎞ 늘려 보고한 셈이다.

중국이 이번에 유네스코에 만리장성 길이를 2만㎞로 수정 보고한 것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러시아 회의 이후 후속 절차에 따라 세계유산의 일반 설명 내용이 변경된 경우 이를 이달 1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만리장성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보 변경은 올 6월 초 만리장성 길이가 2만㎞가 넘는다고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이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국가문물국(한국의 문화재청 해당)은 6월 5일 고고학 조사 결과 역대 만리장성의 총 길이가 2만1196.18㎞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