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낙하산 인사 잘못된 일”… 국민·다음 정부에 부담
입력 2012-12-25 21:49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및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현 정부와 처음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25일 서울 창신동 쪽방촌에 봉사활동을 나가 도시락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 이런 데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께도 큰 부담이 되는 거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권 말기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주요 임원으로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명박 정부 들어 공기업 사장 및 공공기관장 103명 가운데 낙하산 인사가 60명(58%)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현 정부가 차기 정부 출범 전에 무리한 인사를 단행할 경우 인수위 단계에서 철저히 검증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 측도 2007년 인수위 시절 노무현 정부를 향해 임기 말 인사 중단을 요구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말기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고, 그야말로 ‘낙하산’ 인사였던 그때보다 공기업으로 간 현 정부 인사도 훨씬 적다”면서 “충분히 전문성을 고려해 그쪽(산하기관)에서 요구해 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또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조만간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고 여러 가지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단행한 유일호 비서실장과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 배경에 대해서도 “전문성이 중요하고, 그 외 여러 가지 생각해서 인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중 신창호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