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해적들 꼼짝마! 문무대왕 납신다…소말리아 출항 막바지 훈련현장

입력 2012-12-25 18:01


“공격팀, 진입 준비 완료되면 보고.”

“진입 준비 완료.”

“진입 시작.”

함장의 지시에 ‘아덴만 여명작전의 주인공’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대원들이 출렁이는 고속단정에서 4층 건물 높이의 선박 위로 소리 없이 날렵하게 오른다. 인도양을 지나다 해적에게 피랍당한 대한민국의 LPG 운반선 구출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동시에 함정에서 긴급 출격해 대기하던 링스(LYNX) 헬기와 본 함에서 제압 사격이 이어진다.

잠시 후 “선교에서 3명 사살, 격실로 이동 중”이라는 긴박한 목소리가 워키토키를 통해 들려온다. 지난 20일 소말리아 해역으로 출항을 앞둔 문무대왕함이 거제 앞바다에서 민·관·군 합동 해적 대응 훈련을 가졌다. 이날 합동 훈련에 처음 참가한 신경민 이병은 “늘 바다에 대한 동경과 아덴만 작전에서 보여준 우리 해군의 수준 높은 전투력, 완벽한 작전력에 자긍심을 갖고 지원하게 됐다”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문무대왕함은 청해부대 12진으로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하는 우리 선박의 해상안전 보장, 연합 해군과의 해양안보 증진을 위해 이달 27일 부산항을 떠나 11진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한다.

2004년 해군에 실전 배치된 문무대왕함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2009년 첫 번째 임무 수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11년 8진으로 두 번째, 이번이 세 번째 출항으로 청해부대 최다 임무 수행을 맡게 됐다. 신라 30대 문무왕의 호국 의지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명명된 문무대왕함은 전자파·적외선 및 소음에 노출되지 않는 최신예 스텔스 기능을 갖춘 ‘충무공이순신’급으로 그동안 건조된 한국형 차세대 전투함 6함 중 2번함이다. 탑승 인원은 300여명으로 5인치포, 대공·대함 유도탄 수직 발사대, 대형 유도탄 방어용 무기, 잠수함 공격용 어뢰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해상작전 헬기인 링스를 탑재하고 있다. 뛰어난 기동성, 내항성, 조정 성능을 바탕으로 거친 해상에서도 지속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은 해군 최초의 함대 방공 구축함으로 본격적인 대양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1번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이 취역한 이후 환태평양 군사훈련인 림팩(RIMPAC)을 비롯, 청해부대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주요 훈련과 군사작전의 최선봉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문무대왕함의 임정택(해사 44기) 함장은 “우리 청해부대 12진은 이미 이역만리 소말리아 해역에서 완벽한 임무 수행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 실질적인 훈련을 거듭해 왔다”며 “유사시 태극기를 휘날리며 충분히 우리 해군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진해=사진·글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