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 진관감리교회] 4년여만에 3배 부흥… ‘기적’을 만들다
입력 2012-12-25 17:38
뉴타운 지역에 속한 자가 교회는 보통 ‘건물철거→임시 예배처소로 이동→이사에 따른 성도 수 감소→건축과정 중 의견 충돌→새성전 입당 후 이자 부담→신구 성도 간 마찰→새신자 정착률 감소’라는 과정을 겪는다. 교인이탈, 재정부담, 신구 성도 간 문화적 차이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을 일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 진관동 진관감리교회는 이런 등식을 깨고 임시 예배처소 시절부터 탄탄하게 부흥을 일궜다. 진관외동에 있던 교회가 은평 뉴타운 개발로 예배 장소를 옮긴 것은 2006년이다. 2008년 4대 목사에 부임한 이 목사는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구분했다. 교회건축은 최종 사인만 하고 모든 과정을 교회건축위원회에 일임했다. 대신 이 목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예배를 위한 곁가지일 뿐 교회를 찾아온 새신자를 붙잡으려면 예배가 좋아야 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예배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불편한 임시처소에서도 성도수가 늘었다. 2010년 지하 1층, 지상 6층의 새성전에 입당했고 부임초기 300명의 성도는 최근 1000명 이상으로 성장했다.
임성이(67·여) 장로는 “45년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교회에 이 목사님이 부임하면서 감동적인 예배로 교회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면서 “원로목사님을 철저히 모시는 등 목사님의 말씀과 인격이 어우러지고 성도들이 그것을 본받으면서 역동성이 넘치다 보니 교회를 찾는 새신자 중 90% 이상이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또 다른 강점은 전도활동에 있다. ‘세상에 진리를 선포해야 할 교회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며 차를 건네는 거리전도는 물론 주일 오후 지역거리를 청소하는 클린전도 활동을 펼친다. 김봉국(49) 권사는 “전도를 무척 강조하시다 보니 전도대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성도들이 목사님 말씀 따라 적극적으로 말씀훈련과 전도에 나서고 있는데 ‘즐거운 피곤함’을 누리고 있다”고 웃었다.
교회는 새신자가 출석한 지 1개월만 지나도 ‘당신은 새 가족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표어 아래 기도 헌금 안내 등의 역할을 부여한다. 교회는 5주 과정의 구원 확신반 코스와 12주 과정의 알파코스, 제자대학, 성경통독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창의 가베, 뮤지컬 잉글리시, 통기타 입문, 다이어트 스트레칭 등 36개의 전문 강좌가 개설된 문화센터와 어머니기도회, 아기학교, 행복축제 등으로 지역주민에게 다가선다. 문화센터 수강료는 1만∼4만원으로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2010년부터 교회에 출석한 하재신(36·여)씨는 “이사 후 교회를 찾지 못하고 이 교회 저 교회를 찾다가 예배 후 정말 말씀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착을 하게 됐다”면서 “지역이 아직 개발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불모지인데 문화센터를 통해 지역에 효과적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새신자라 할지라도 과잉친절이 아닌 가족같이 양보하고 대해주니 자연스럽게 교회에 잘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주현(43·여) 집사는 “성경공부를 하고 싶어도 전통적인 교회 시스템에선 연세 드신 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 목사님이 오신 뒤부터 교육이 체계화됐고 하나님·이웃과의 관계가 바로잡혀야 한다는 ‘양 날개 신앙’으로 균형이 잡혔다”면서 “수요 어머니기도회 등을 통해 비슷한 연령 대와 함께 친근감을 느끼면서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