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불면증 시달리는 사람들 많다… LCD 밝은 빛 30분 이상 노출땐 뇌파 교란

입력 2012-12-24 19:05

직장인 황모(23·여)씨는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카카오톡을 하고 게임을 즐기다 보면 밤 12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새벽녘에 자려고 누워도 계속 뒤척이기 십상. 잠이 안 오면 다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길 3번 이상 반복한다. 겨우 잠이 들어도 중간에 몇 번이나 깨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데, 그럴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황씨는 “잠을 설치다 어느새 아침이 되는 생활이 되풀이되다 보니 얼굴도 푸석해지고 몸도 피곤해 직장생활을 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제때 잠들지 못하는 이른바 ‘디지털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면장애 전문 서울스페셜수면센터(원장 한진규)가 지난 6∼19일 내원한 불면증 환자 107명(남 61명, 여 46명)을 조사한 결과, 31.7%(34명)가 잠자리 들기 전 평균 34분간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최단 17분에서 최장 2시간이었다.

한진규 원장은 “스마트폰 등 LCD 화면에서 방출되는 밝은 빛(200∼300룩스)에 밤 9시 이후 30분 이상 노출되면 뇌파 교란이 초래되며 이에 따라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면서 “스마트폰 사용이 수면장애의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한 번에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고, 수면 중 2번 이상 깨며 원치 않은 시간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한 원장은 “스마트폰은 글자도 작고 빛도 강렬해 자극적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책을 읽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