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한파에 식어가는 온정… 훈훈한 나눔으로 ‘낮은 곳’에 온기를

입력 2012-12-24 21:40


불황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연말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예전 같지 않다. 크리스마스실이나 각종 후원 모금에 대한 관심이 전년보다 줄어 소외받는 이웃의 겨울이 더 추워질 전망이다.

대한결핵협회가 판매하는 크리스마스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크리스마스실은 이달 21일 30억9500만원이 모여 전체 목표액의 64.5%를 넘겼다. 지난해 실 판매액은 50억1800만원으로 목표액의 92.9%를 달성했는데, 같은 기간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5% 정도 낮은 수준이다.

협회는 목표 금액도 지난해보다 6억원 낮은 48억원으로 설정했다. 불경기에 서민들의 지갑도 얼어붙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24일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달성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교별로 5∼6개 기관의 크리스마스 후원 요청이 밀려들면서 아예 크리스마스실을 받지 않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크리스마스실 10장이 붙어 있는 1시트는 3000원으로 학생들이 쉽게 살 수 있는 돈이지만 결핵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고 우편을 쓰는 데도 익숙지 않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SK텔레콤과 함께 페이스북이나 문자메시지로 연하장에 크리스마스실을 함께 발송하는 ‘소셜 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24일 기준 300여명이 참여했을 뿐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사랑의 온도탑’의 경우 24일 오전 50.6도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시기 58.4도에 비해 7.8도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 등 주요 기업의 후원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 기부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탓이다.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억원이 많은 1351억원을 달성했지만, 목표액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올해 기업 기부금은 1183억5000만원으로 전체 기부액의 87.6%에 달했고 개인 기부금은 167억5000만원(12.4%)에 머물렀다. 지난해 개인 기부 비중이 23%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새로 시작되는 후원금 규모도 줄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신규 후원자로 등록한 이들의 모금액은 1억2720만1926원으로 지난해보다 60%가량 줄었다. 경기불황 영향으로 12월 후원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초록우산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후원액을 기존 평균 월 3만원이 아닌 1만∼2만원으로 후원하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