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수위 구상] 당 안팎 예상 깨고 ‘경제통 비서실장’ 깜짝 발탁

입력 2012-12-25 01:3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비서실장에 깜짝 발탁한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은 ‘경제통’이다.

박 당선인을 선대위 시절 보좌했던 최경환 전 비서실장이 ‘정무형’, 이학재 전 비서실장이 ‘수행형’이라면 유 실장은 ‘정책형’이라 할 수 있다.

유 실장은 친박근혜계 핵심과는 거리가 멀고, 18대 국회에서는 오히려 친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때 조세연구원장을 지낸 세제 분야 전문가다. 따라서 박 당선인이 복지 공약 실행을 위한 재원 마련 과정에서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수위에서 논의되는 경제정책 등을 당선인에게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박 당선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역 재선인 유 실장이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인수위 단계에서만 한시적으로 당선인을 보좌하는 ‘원포인트 비서실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태희 전 의원도 의원직을 유지하며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옮겨가지 않았다.

수석 대변인에 임명된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는 충남 논산이 고향이다. 강경 보수 성향의 언론인 출신이다. 대선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 등 안보 이슈를 강조하는 한편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거의 매일 야권을 비판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더러운 야합’ ‘더러운 안철수’ ‘문재인의 맏형 위선극’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인선 발표 직후 칼럼세상 사이트에 “입에서 침이 마르게 주저했다. 이번에야말로 박근혜 정권을 잘 만들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고 글을 올렸다. 박 당선인이 지지 기반인 보수층을 고려해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선규 대변인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KBS 기자를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냈다. 대선 기간 날카로운 논평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11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여성 대변인에 오른 조윤선 전 의원은 박 당선인을 밀착 수행하며 ‘입역할’을 톡톡히 했다.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으며 2008∼2010년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활동해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의 ‘007 철통보안’ 인사 스타일은 이번 인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유 실장과 윤 수석 대변인 임명은 파격적이다. 두 사람은 그간 언론 하마평에 한 차례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