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선물 양극화… 美 경제난 여파로 기프트카드 판매 급증 vs 부잣집 아이들 비싼 태블릿PC 선호

입력 2012-12-24 18:46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성탄절 선물도 양극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 트렌드가 실용적인 소액 기프트카드와 고가의 태블릿PC로 나뉘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미국에서 성탄절 선물로 가장 유행하는 아이템은 기재된 액수만큼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프트카드다. 전미소매업연합회(NRF)가 성탄절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미국인 81%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프트카드를 줄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고 60%는 기프트카드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49%는 50달러짜리 선물을 받는 것보다 25달러짜리 기프트카드를 받는 게 더 좋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11∼12월 기프트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410억 달러에서 올해 430억 달러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소비자들의 선물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기프트카드 업체 이사인 브루스 바워는 “경제가 안 좋을 땐 실용적이지 않은 물건은 달갑잖기 마련”이라며 “필요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마트 체인인 월마트는 “기프트카드를 선물 받은 사람들은 장난감이나 전자기기 등 선물용 제품뿐 아니라 우유나 냉동식품, 빵 등 생필품을 많이 산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아이들을 위한 선물은 점점 비싸지는 추세다. 이 신문에 따르면 요즘 어린이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인형도 장난감 로봇도 아니고 아이패드나 넥서스7 같은 태블릿PC다. 어린이용 선물 시장은 종류가 달라지는 차원을 넘어 혁명이 이뤄지는 수준. 어린이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생긴 변화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장난감 회사 마텔에서 올 한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휴대전화 케이스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의 킨들파이어나 애플의 아이패드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의 나이가 만 3세로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물려주고 자신은 새로운 것을 사는 소비자들도 상당수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