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세대 지도부 서방 정치인 닮는다?

입력 2012-12-24 18:47

중국 새 지도부가 관영 매체를 통해 가정적이고 서민적인 이미지 구축에 적극 나서 주목된다. 과거 지도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23일부터 3일 동안 연달아 새 지도부 인물 탐구 기사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서열 1, 2위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총리에 오를 리커창(李克强)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들의 인생 역정을 보여주는 사진도 다수 공개했다.

역사학자 장리판은 “후진타오는 좀처럼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며 “시진핑은 모든 것을 공개하는 모습을 보여 자신에게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의 시 총서기 기사는 A4용지 11장 분량이다. 시진핑이 아내 펑리위안(彭麗媛)을 만났을 때 “첫눈에 반했다”든지, 시진핑이 산시(陝西)성 옌안(延安) 시골 마을에 하방(下放)돼 자신을 단련시켰던 경험을 소개했다.

펑리위안은 결핵·에이즈·청소년범죄 예방 친선대사 활동을 하고 있어 에이즈를 앓고 있는 고아들이 그를 ‘펑마마’로 부르고 있다고 썼다. 펑리위안이 두 번째 부인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하버드대에 유학 중인 딸에게 밍쩌(明澤)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유도 ‘정직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언론이 지도자의 부인이나 딸에 대한 얘기를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화는 이 기사를 영어로도 내보냈다.

리커창의 경우 안후이(安徽)성 최고 석학으로 통하던 학자 리청(李城)이 그의 명석함에 반해 제자로 삼을 만큼 수재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리청은 그에게 사기 한서 후한서 자치통감 등을 가르쳤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