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는 넘쳤다 … 45억원 모금

입력 2012-12-24 21:16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모금이 24일 종료됐다. 온라인·ARS 등을 통한 자선냄비 모금은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며, 일반 후원은 연중 가능하다.

한국구세군 자선냄비본부는 모금을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45억원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43억원이 걷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자선냄비본부는 31일까지 올해 목표액인 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50억원이면 자선냄비 모금 사상 최고액이다. 지난해 최종 모금액은 48억8712만원이었다.

구세군은 막바지 나눔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24일 서울광장에서 거리음악회를 열었다. 자선냄비 홍보대사 송승환씨와 친선대사 양준혁·한기범씨 등이 참석했으며 구세군 브라스밴드의 캐럴 연주, 팝페라 가수 이사벨 조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26개 금융회사(시중은행·보험·증권사) 최고경영자들의 6억원 자선냄비 전달식도 열렸다. 6억원은 지난주에 미리 기부돼 45억원에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23개 금융회사가 자선냄비본부에 5억3000여만원을 전달해 저소득층 지원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사용됐다. 권 원장은 “이런 아름다운 기부가 오늘만이 아니라 연중 계속된다면 금융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도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예년처럼 거리모금함에 익명의 거액 기부와 감동적인 편지가 답지했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지난해 1억1000만원을 쾌척한 데 이어 지난 9일 서울 명동 자선냄비에 1억570만원짜리 수표와 편지가 담긴 봉투를 넣고 사라졌다.

지난 15일 같은 장소 모금함에서 나온 301만2000원과 편지 한 통도 화제가 됐다. 편지지에는 “날씨도 추운데 고생하시네요. 3년 동안 매일 파지 모아서 판 돈. 참 친구도 도와줬어요. 적지만 보태세요. 저는 중곡동 할미”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주 경기 고양시 구세군교회에서 한 여성은 “치매 걸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것”이라며 반지 하나를 모금함에 넣었다. 이 기부자는 편지에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불효자식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반지를 기부한 걸 어머니가 보시면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실 것 같다”고 적었다.

구세군 박만희 사령관은 “나눔에 참여한 500여만명의 ‘얼굴 없는 천사들’과 5만여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나눠주신 사랑의 손길을 귀하게 사용해 이 땅에 생명과 희망을 심어가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