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봉사단체 ‘기사봉’, 교계 ‘싱크탱크’역 자임

입력 2012-12-24 18:31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기사봉)는 지난 9월 심포지엄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한국 사회복지의 핵심과제와 정책방향’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발간, 각 정당과 유관단체 등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내년 설립 50주년을 맞아 한국교계 구호·봉사단체의 ‘싱크탱크’로 변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1963년 교계 최초의 연합 봉사단체로 설립된 기사봉은 지난 2년간 4차례 사회복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심포지엄에서는 복지관련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교계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에 발간한 정책자료집에서는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등 현재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 정부와 교회가 각각 수행해야 할 ‘큰 틀의 해법’을 제시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는 소득 하위 20% 계층의 세 부담을 완화하고 ‘일을 통한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에 대해선 협동조합과 복지센터 등을 세우고 착한소비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아동 복지예산을 증대하며, 교회는 아동복지를 위한 장소와 인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대학 입학정원 축소와 대학 간 통폐합을 통해 대졸자 비율을 억제하자는 안도 내놓았다.

기사봉은 창립 이래 질병 퇴치와 재소자, 노숙인 등 소외계층 지원 사역을 펼쳐 왔다. 하지만 최근 다수의 교계 봉사기관이 설립되고 중대형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구호·복지사업을 전개하면서 정책연구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기사봉은 심포지엄에서 논의한 안들을 교계와 정부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사봉 총무 김일환 목사는 “다양한 교계 봉사기관이 설립되면서 중복투자 등 사역의 비효율성도 늘어갔다”며 “기사봉은 한국교회의 봉사 및 구호 활동이 효율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