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아기 예수께 화합의 길을 묻다
입력 2012-12-24 18:06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안데스산맥을 경계로 해서 국경지대가 길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일로 인해서 국가 간에 큰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고조되었다. 그때 칠레는 작은 나라이지만 대동단결해서 온 국민이 자존심을 걸고 맞서 싸우려고 했고 아르헨티나 역시 큰 나라이기 때문에 칠레를 공격하려고 했다. 자칫하면 큰 전쟁이 발발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양국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서 정치지도자와 국민들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설득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칠레는 칠레대로 망하고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대로 망합니다. 분노와 증오를 그치고 화합을 이루는 것만이 양국이 사는 길입니다.”
그래서 정치 지도자들이 마음을 돌려서 전쟁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겨누고 있던 대포를 녹여서 칠레와 아르헨티나 접경 안데스 산맥 정상에 예수님의 동상을 크게 만들었다. 그 동상을 보고 양국의 군인과 국민들이 전쟁을 안 하게 되었고 그 후로도 항상 사소한 일들이 있을 때마다 예수님의 동상을 보고 평화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위대한 화합의 역사인가.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의 교회 지도자들이 화합의 중재자가 되고 피스메이커가 되어서 평화의 역사를 창조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최대의 핵심키워드는 ‘국민통합’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국민대통합을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슬로건을 제시하였다.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간의 분열과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 파괴적 갈등과 분열을 넘어 상생의 화목과 통합을 원한다. 그러므로 당선인도 국민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실천해야 한다. 아니, 당선자뿐만 아니라 생각이 달랐던 분들도 화합의 시대정신을 공감하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특별히 칠레와 아르헨티나 교회 지도자들처럼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화합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 화합을 위한 한 줌의 중보가 되고 희생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 모습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여전히 개 교회와 교계가 찢기고 분열하며 갈등과 다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마귀의 간교한 이간계책에 넘어가 서로를 불신하며 분열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어찌 이런 모습으로 민족 화합의 새 길을 열 수 있겠는가. 다시 성탄절을 맞는다. 아기 예수께서 지금 한국교회를 보시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다. 우리 모두 아기 예수께 화합의 길을 묻자. 아기 예수의 낮아지심과 섬김의 정신으로 화합의 시대를 열어가자. 설사 사회는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있고 동서가 서로 갈등한다 할지라도, 아기 예수의 사랑과 섬김으로 화합의 길을 열어보자. 그럴 때 우리는 교계를 넘어 분열과 갈등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화해의 향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대지 위에 화목의 중재자가 되어 분열의 비극적 수레바퀴를 멈추고 향기로운 화합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교회가 통일의 물꼬를 트고 영광스러운 남북통일의 꽃을 피울 수 있지 않겠는가.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