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심장수술로 5000명에 새 삶 선물… 소아 심장이식 수술 새 길 연 서동만 건국대병원 교수

입력 2012-12-24 18:08


‘아이의 3차 수술이 시작되는 날이다. 돌도 지나지 않은 어린 딸을 보며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아무것도 모르고 곤히 자는 예쁜 딸을 보며 가슴을 조인다. 알 수 없는 눈물이 계속 흘러내린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매달렸다. “우리 아이를 지켜 주세요.” 아무도 모르게 숨죽여 그렇게 간절히 애원했다.… 수술 이틀 후 아이는 빠른 회복에 병실로 올라 올 수 있었다. 너무 자랑스럽고, 고마운 딸을 품에 안을 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과 미안함에 엄마로서 또 한 번 다짐했다. 널 진정 사랑한다. 엄마, 아빤 널 위해 열심히 살게. 널 처음 만난 날, 널 처음 안아 본 날을 잊지 않고, 널 보내 준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정말 착하게 살아갈게.’

이 아이는 폐동맥폐쇄, 심실중격결손 등으로 다른 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은 후 서동만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에게서 2차로 하이브리드 수술, 3차로 완전 교정 수술을 받았다. 현재 양호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예정일이 두 달이나 남았는데 진통이 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겨우 1.7㎏이라는 아기. 세상을 빨리 보고 싶었나봅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아직은 나오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줬지만 입원한지 5일 만에 아이는 세상과 만났답니다.… 걱정과 달리 몸무게는 2㎏이었고 상태도 괜찮아서 신생아실로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숨 내려놓은 것도 잠시. 아이의 호흡이 이상하다며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청천병력 같은 이야길 들었습니다. 아직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이인데 말이죠.

심장에 이상이 있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건강해지려면 몇 차례 수술이 남아있지만 이렇게 한 고비 한 고비 넘기다보면 어느새 완치가 됐다는 좋은 소식도 들을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두 달을 보낸 아이는 퇴원해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폐동맥폐쇄와 심실중격결손으로 하이브리드 개심수술을 받은 후 2차로 완전 교정 수술을 받았고, 현재 양호한 발육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 사연은 서동만 교수에게 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아이의 엄마들이 보내온 감사편지 내용 중 일부다.

◇4개월 뇌사 영아 심장 11개월 아이에 이식…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루다= 서 교수는 지난 4월 13일 생후 4개월 만에 뇌사에 빠진 영아의 심장을 11개월 된 아기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심장이식수술은 5시간이 소요됐고, 이 아기는 순조롭게 건강을 회복해 2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추가 치료를 받았고 원내에서 돌잔치까지 하고 퇴원했다.

앞서 서 교수는 2008년 생후 100일된 영아에게 4살 뇌사환자의 심장을 이식해 국내 최연소 환자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수술의 성공으로 서 교수는 우리나라 심장이식 수술 분야에서 또 다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수술을 집도한 서 교수는 “유진이(가명)의 이식 수술은 정밀한 미세수술이라는 술기상의 어려움과 4개월 된 아기의 심장이 11개월 된 아기의 몸에 적응해 정상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극복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 국내 연소자 심장이식 분야가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진이는 생후 100일 무렵까지는 건강했다. 어느 날 심한 설사 등의 증상으로 장염 치료를 받던 중 급격한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났다.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확장성 심근염으로 진단을 했다. 당시 유진이는 심박출량이 9%까지 떨어져 생명이 위독했다. 정상적인 아기의 심박출량은 60% 내외다. 서울 시내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겨 투약 등 적극적인 치료로 심박출량은 16%까지 상승했지만 이는 심장이식을 해야만 하는 수준이었다. 심장이식대기자 등록을 하고 건국대병원에서 서 교수의 진료를 받아오던 중 수술을 받아 새 생명을 얻었다.

유진이 어머니(26)는 “아이의 건강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가족들에게 고맙다. 새로 태어난 딸을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워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