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흥 대한건선학회 회장 “피부질환 건선, 관절염 등 유발… 평생 관리 필요”
입력 2012-12-24 17:18
“아직까지도 건선을 전염되는 피부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로 인해 건선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습니다. 건선은 치료하면 좋아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건선에 대해 환자도 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에게도 건선에 대해 바로 알려 질병으로 인한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팔꿈치나 무릎, 엉덩이, 두피, 손발바닥 등에 경계가 뚜렷한 크고 작은 붉은색 구진이 생겨나고 은백색의 비늘 같은 것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이는 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병이다. 인구의 1∼2%에서 나타나며 경증일 경우 본인이 건선인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국내에 건선 질환을 앓는 인구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선은 한 번 걸리면 10∼20년 지속되며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평생 재발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 따라서 건선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의 목적을 ‘완치’가 아닌 ‘관리’에 둬야 한다. 이주흥 대한건선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은 “건선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부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 증가로 면역 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과다 증식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경과 유전, 약물,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건선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선 방치 시 관절염·심혈관질환 유발= 건선은 T세포에 의한 염증으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면역 계통의 이상을 동반할 수 있다. 만성적인 염증이 신체 면역 시스템 이상을 가져오고 이로 인한 대사이상으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나 심혈관질환을 앓게 되는 것이다. 특히 건선은 20대에 가장 많이 생기는데, 일반적인 만성병이 40대 이후에 생기는 것과는 달리 이른 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50년 이상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 회장은 “건선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세포 이상으로 인한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가 건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미한 건선은 보습만 잘해도 상태 호전, 심한 경우 약 복용= 건선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발현 양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흔히 아토피나 무좀, 비듬으로 오인해 제대로 된 건선 치료를 받지 못하기도 하는데, 건선은 증상이 자주 반복되고 판처럼 넓고 딱딱한 모양의 붉은 반점이 몸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다.
건선은 조직 검사와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며, 경미하다면 일상생활에서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을 잘하고 스키니진과 같이 피부를 압박하는 옷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된다. 중증 이상일 경우 먹는 약과 자외선 치료가 동반되며 심각한 건선은 생물학적 제제를 주사하기도 한다. 건선 환자들은 보습을 철저히 하고 때를 자주 미는 것은 좋지 않고, 만성 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식이조절을 통해 비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회장은 “몸에 빨간 반점이 생기면 일차적으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두피 건선은 안면으로 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기도 해 우울증이 오는 환자도 있다”면서 “건선은 불치병이 아니고, 피부병이지만 피부만의 문제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지와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