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배 볼록나온 ‘ET 몸매’ 고혈압 합병증 위험신호
입력 2012-12-24 17:20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현대인들에게는 유난히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이 많다. 때문에 인터넷을 보다 보면 ‘난민형 체형’, ‘ET 몸매’, ‘거미인간’ 등 배만 나온 체형을 재미있게 일컫는 별명들도 눈에 띈다. 그런데 이런 ET 몸매는 건강 측면에서 굉장히 위험한 신호다.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의 원인이기도 하며, 심혈관계 사망 위험 역시 증가시킨다. 대사증후군을 앓는 환자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위험이 6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고혈압은 심장과 혈관에 많은 부담을 주는 질병으로, 심부전이나 뇌졸중, 신부전, 관상동맥질환까지 인체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고혈압 환자는 평소 혈압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고혈압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평소 자가 혈압 체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꾸준히 병원에 내원하면서 거르지 말고 고혈압 약을 복용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고혈압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예방해 주는 약제도 나와 있다. 한 예로 로자탄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는 고혈압을 앓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신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다.
생활습관 관리 또한 합병증 예방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나트륨을 줄인 저염식을 실천하는 것은 기본이고 평소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카페인과 음주를 줄이도록 한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복부비만이라면 운동과 식습관 변화를 통해 허리둘레를 줄여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운동을 할 때는 철봉 매달리기나 역기 들기 등 혈압을 올릴 수 있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대신 등에 땀이 조금 날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 요가 등의 유산소 운동을 거르지 말고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복부비만이 여러 가지 질병을 야기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볼록 나온 배를 보면서도 이와 연관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떠올리지 못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일단 발병하면 오랜 기간 약물과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관리해야 하고 합병증 위험도 크다. 이들 질환이 생기기 전에 오늘부터 복부비만 해소를 위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진호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