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새 헌법 국민투표 64% 찬성

입력 2012-12-24 00:20

이집트 전역에서 찬반 논란에 휩싸였던 새 헌법 초안이 6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됐다고 일간 알 아흐람과 무슬림형제단이 23일 발표했다.

이집트 기자, 포트사이드 등 17개 선거구 투표소에서 전날인 22일 전체 유권자 5130만명 가운데 25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새 헌법 2차 국민투표에서 71.43%의 유권자가 새 헌법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5일 1차 국민투표에서 나온 56.52%의 찬성 결과를 더하면 전체 64.01%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35.99%에 불과했다. 1·2차 투표율은 각각 30%, 3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 결과를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집트 야권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범야권 그룹인 구국전선(NSF)은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투표가 부정과 선거법 위반 행위로 얼룩졌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구국전선은 특히 지금까지 700건 이상의 부정행위 사례를 접수했다고 주장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야권 정치인과 자유·사회주의 세력, 기독교 신자 등으로 구성된 구국전선은 새 헌법 초안이 여성과 야당, 소수 종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투표에 참여해 반대표를 찍어 달라고 요구했다.

헌법이 최종 가결되면 이집트는 2개월 내에 하원을 새로 구성하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야권은 헌법이 가결되더라도 총선 국면까지 헌법 반대운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정국 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헌법이 부결되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3개월 내 제헌의회를 다시 구성한 뒤 6개월 이내 헌법 초안을 새로 작성해야 한다. 마흐무드 멕키 이집트 부통령은 새 헌법 2차 국민투표가 진행되기 직전 전격 사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