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되돌아 본 2012] ① 시진핑(국제)
입력 2012-12-23 20:11
새 G2시대 열고 中개혁 이끈다
올해 지구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권력교체’다. 전 세계는 올해 권력교체 열기에 휩싸였다. 중국에선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본격 개막했고, 일본의 민심은 극우파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선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악의 경기 침체에도 재선에 성공했으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3기 집권을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을 정점으로 한 중국 5세대 지도부의 등장은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의 새로운 시대 개막을 상징한다. 슈퍼파워 미국에 맞설 유일한 나라인 중국을 향후 10년간 이끌 시진핑은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전 세계 국제질서 재편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회귀’ 전략을 본격화한 미국에 대응하는 중국 대외전략 역시 주목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대 일본, 중국 대 일본, 중국 대 필리핀·베트남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폭발했던 아시아 지역의 영유권 분쟁 역시 앞으로 역내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중대 변수다.
시진핑은 동북아 역내 ‘가족 정치’ 부활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과거 마오쩌둥 시절 부총리를 지낸 혁명원로 시중쉰의 아들이라는 배경은 최고지도자 등극의 첫 번째 이유다. 일본의 아베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용의자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다. 북한에선 3대 세습 정권인 김정은 체제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대를 이은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인도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도 유력 정치인 자녀나 배우자가 같은 길을 가고 있으며, 이는 서방 국가처럼 혁명을 겪지 못해 초기 통치구조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권력교체는 과거 정권에서 탈피하려는 열망도 분출하는 시기다.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중국에선 소셜미디어 등에 고위 관리의 부패를 고발하는 글과 영상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권력교체 시기에 맞춰 변화를 갈망하는 중국인들의 열망이 새로운 매체를 통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중동 지역을 휩쓴 ‘아랍의 봄’은 민주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권력교체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재자를 축출한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등에서는 아직도 폭력과 정정불안이 그치지 않고 있다. 현재 시리아는 2년 가까운 내전으로 황폐화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권력교체로 이어지기도 한다. 프랑스에는 올해 좌파 성향 정권이 들어섰고,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역시 정권퇴진 압력이 달아오르거나 기정사실화됐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