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센카쿠열도 공무원 파견 유보”
입력 2012-12-23 19:57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공무원을 상주시키겠다는 공약을 유보키로 했다.
아베 총재는 22일 센카쿠 열도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 “일·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전략적 호혜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재의 발언은 센카쿠 열도 실효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공무원을 상주시키겠다는 선거 공약을 중국을 의식해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은 내년 1월 일·중 우호의원연맹 회장으로 중국 정계와 친분이 두터운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를 특사로 파견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앞서 아베 총재는 내년 2월 22일로 예정된 ‘다케시마(독도)의 날’ 행사를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 역시 한국을 의식해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베 총재로서는 압도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평균 20%에 불과한 만큼 정권 안정을 위해 당분간 한국과 중국이 우려하는 극우 성향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시도인 셈이다.
자민당은 이와 함께 26일 정권 출범을 앞두고 내각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베 총재는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사표시로 아소 다로 전 총리를 부총리 겸 재무상에 내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요직인 관방장관에는 자신의 측근인 스가 요시히데 간사장 대행을 임명했고, 국토교통상에는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공명당 출신의 오타 아키히로 전 대표를 지명했다. 문부과학상에는 시모무라 하쿠분 전 관방 부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하야시 요시마사 전 정무조사회장이 외무상에 기용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예상했다.
한편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25일 노다 요시히코 대표의 후임자를 선출한다. 현재로선 가이에다 반리 전 경제산업상이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이에다 역시 무기력증에 빠진 당을 추스르고 내년 참의원 선거를 지휘하기에는 리더십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벌써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