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중국 손 들어준 美의회

입력 2012-12-23 22:58

미국 의회가 고구려를 중국 지방정권이라고 규정한 중국 측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낼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의회조사국(CRS)은 고구려가 한국사라는 역사적 사실관계를 먼저 서술해 달라는 우리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중국 주장을 먼저 싣기로 결론냈다.

미 의회는 대신 보고서 앞부분과 뒷부분에 고구려와 발해가 지방정권이라는 것은 중국의 주장이며 중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주장을 담은 관련 지도는 빼고 우리 정부가 제시한 지도를 첨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의회가 중국 주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 의회 보고서 논란은 지난 10월 고구려와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 측 자료가 그대로 인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외교통상부는 동북아역사재단 전문가를 미국에 파견, 우리 주장을 설명했었다. 이후 CRS는 우리 측 의견을 받아들여 일부 수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미 의회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입장을 우선 게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때까지 시간이 촉박해 중국 주장과 우리 정부 설명을 차례로 배치키로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3일 “이번에 발간될 책자는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 다른 의원들에게 회람하기 위해 작성한 참고용 자료로, 의회 공식 입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