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기협회의 궤변 “총은 총으로 막아야”
입력 2012-12-23 19:58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연 미국 총기협회(NRA)의 총기 규제 반대 의견에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NRA의 웨인 라피에르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총을 든 악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총은 든 선한 사람뿐”이라며 모든 미국 학교에 무장경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당국과 사법부, 정치인들은 일제히 이런 NRA의 입장이 망상적이며 편집증에 빠진 것이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학교에 무장경비를 배치하는 것이 학교를 안전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전까지 학교에 무장경비원을 늘리자는 견해를 지지하던 보수적 입장의 정치인들조차 NRA 회견 내용에 선뜻 동조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 이후 총기 규제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입장 표명을 주저하고 있다.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마이크 퀴글리(일리노이) 민주당 의원은 “NRA가 의미 있는 제도 개선과 안전을 위해 상식적인 행동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뉴욕포스트까지 22일 라피에르 부회장을 ‘NRA 미치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실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라피에르를 ‘지구상에서 가장 미친 사람’이라고 호칭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공립학교의 약 3분의 1인 2만3000개 학교가 이미 무장경비원을 직원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그중 상당수 학교에서 실제 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