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은맨’ 김경룡씨, 은퇴 후 영어통역 봉사로 제2의 삶
입력 2012-12-23 19:55
한국은행에서 반평생을 보내고 2004년 은퇴한 김경룡(66·사진)씨. 그는 한·일 월드컵이 치러진 2002년 색다른 재능기부에 나서며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큰딸 윤경(34·동시통역사)씨와 함께 찾아간 곳은 사단법인 BBB코리아. 외국어에 능숙한 자원봉사단이 휴대전화로 24시간 통역 봉사를 하는 단체였다. 1968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할 당시 유독 우수했던 김씨의 외국어 능력은 입사 이후 잦은 해외 근무를 거치며 일취월장했다. 꼬박 30년을 ‘한은맨’으로 살아와 경제 전문가이기도 했지만 일상에서 그의 재능을 기부하기엔 영어 통역이 안성맞춤이었다.
김씨는 23일 “최근에는 가입된 영어통역자만 2000명에 달해 한 달에 2∼3건 봉사하고 있다”면서 “마치 콜택시처럼 먼저 전화받는 사람에게 연결돼 서로 빨리 받으려는 경쟁도 벌어진다”고 웃으며 말했다.
은퇴 후 재능기부의 폭도 넓어졌다. 서울 서초구 중앙노인종합복지관에서 60대 이상 노인을 상대로 한 영어동아리는 물론이고 인근 중학교에서 3년째 방과 후 영어교실 선생님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