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11년 만에 스승 히딩크 곁으로… 러시아 ‘안지’ 팀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

입력 2012-12-23 19:56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66) 감독과 홍명보(43)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또다시 사제의 연을 맺게 됐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의 쾌거를 일궜던 홍 감독은 23일 “올림픽을 끝내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유럽 클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기로 했다”면서 “팀을 고르는 과정에서 히딩크 감독과 연락이 돼 안지(러시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지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

히딩크 감독과 홍 감독은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과 주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두 감독은 11년 만에 한 팀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홍 감독은 “아직 구단의 허락을 받지 못해 100%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지도자로서 더 성숙할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도자 연수를 받으려면 직접 클럽에 들어가서 함께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원칙”이라며 “이번 기회가 지도자 생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안지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하면서 팀 운영의 노하우와 경기를 준비하는 방법, 경기분석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안지에는 ‘프리킥의 마법사’인 호베르투 카를루스와 ‘연봉킹’ 사뮈엘 에토오 등이 있다. 안지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19라운드까지 12승5무2패(승점 41)로 CSKA 모스크바(승점 43)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안지를 이끄는 히딩크 감독은 최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지도자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홍 감독으로선 히딩크 감독의 비법을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홍 감독은 구단의 허락이 떨어지는 대로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되는 팀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