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돌풍 무섭네… 프로배구, 최강 삼성화재 3-0 완파

입력 2012-12-23 19:41

러시앤캐시 돌풍이 남자 프로배구 순위 판도를 흔들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최강 삼성화재를 3대 0으로 완파하며 올 시즌 최고의 복병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개막과 함께 8연패에 빠지며 상위권 팀의 ‘승수 쌓기’ 제물로 간주됐던 러시앤캐시는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개막 후 러시앤캐시가 승리를 얻지 못한 팀은 LIG손해보험이 유일하다. 4승9패로 5위에 처져있지만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중상위권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는 2009년 1월 출범한 우리캐피탈 드림식스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모기업인 대우자동차판매의 경영난으로 해체 위기를 겪었다.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네이밍 스폰서를 맡아 기사회생했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소속 선수들과 박희상 전 감독의 불화로 분란을 겪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한 러시앤캐시는 예상대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1달여를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명장 김호철 감독이 차근차근 훈련을 시킨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상승세를 탄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로킹이다.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박상하도 급성장, 6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센터진을 자랑하게 됐다. 최근 5경기에서 러시앤캐시가 블로킹으로 거둬들인 득점은 무려 72점이며, 박상하(세트당 0.889개)와 신영석(세트당 0.800개)은 블로킹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다.

리베로 이강주와 레프트 김정환이 지키는 수비가 안정되자 공격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기복이 심했던 세터 김광국과 송병일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볼 배급을 선보이고 있으며, 용병 바카레 다미는 높은 점프를 앞세워 각이 큰 스파이크를 때려내고 있다. ‘패기’로 똘똘 뭉친 러시앤캐시의 거침없는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올 시즌 프로배구 최고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23일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미차 가스파리니(28점·슬로베니아)-문성민(17점)의 맹공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3대 1로 승리했다. 9승4패, 승점 26을 기록한 2위 현대캐피탈은 전날 러시앤캐시에 일격을 당한 선두 삼성화재(10승2패·승점 29)를 3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