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히트상품] 혁신·고품격·실속형, 소비자 마음 사로잡았다
입력 2012-12-23 18:40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팍팍했던 2012년 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히트상품은 있었다. 올해 출시된 수많은 상품들 중 하반기 국민일보가 선정한 히트상품으로 뽑힌 상품들은 모두 소비자의 심리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급변하는 트렌드를 미리 꿰뚫어본 제품들이었다.
국민일보는 ‘2012 하반기 히트상품’으로 전자·금융·식음료·화장품·의약품 등의 분야에서 모두 10개 품목을 선정했다.
선정된 제품 중에는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히트상품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스마트TV ‘ES8000’과 ‘갤럭시노트2’다. ‘미래형 TV’를 표방하는 ES8000은 7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에 도전하는 삼성의 전통을 잇는 제품이다. 삼성 스마트TV는 올해 ‘CES 혁신상’과 ‘iF 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최고의 제품으로 검증된 바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2 역시 두 달 만에 글로벌 500만대 판매를 돌파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역발상도 통했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통장잔액이 100만∼300만원 이상이 돼야 높은 금리를 주지만, KB국민은행의 ‘KB Star*t 통장’은 100만원 이하 금액에 연 4%의 금리를 줬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에 힘입어 계좌 수 33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농심의 ‘신라면블랙컵’과 동서식품의 ‘카누 미니’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꼽은 올해의 히트상품 키워드 ‘업그레이드(革)’에 해당하는 상품이다. 기존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맛과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혁신을 이뤘기 때문이다. 신라면블랙컵은 우골의 깊은 맛에 기존 컵면보다 중량이 1.5배 커져 불황에 한끼 식사대용으로 떠올랐고, 월드스타 싸이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카누 미니는 커피 전문점보다 저렴하면서 인스턴트 커피보다는 맛있는 ‘고급형 인스턴트 커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오랜 제품개발 연구와 현장경험도 히트상품 탄생을 위한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샴푸 브랜드 려(呂)의 베스트셀러 ‘자양윤모 샴푸’는 아모레퍼시픽의 반세기 가까운 한방 연구가 밑거름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1967년 인삼 등 한방소재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1973년 국내 최초의 한방샴푸를 출시한 바 있다. 보람상조의 고품격 장례서비스 ‘프리미엄 490’ 역시 보람상조의 22년 노하우가 집약된 상품이다. 고품격 솔송나무관과 대마 가진수의, 링컨 컨티넨탈 리무진을 제공하는 등 장례의 품격을 높였다.
출시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인기가 여전한 ‘장수 히트상품’도 있다. 매달 3000만∼4000만병이 팔려나가는 광동제약의 ‘비타500’ 이야기다. 비타500은 특히 올해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에너지음료의 고카페인 성분이 문제가 되면서 무카페인·무방부제·무색소의 ‘3무(無) 드링크’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전문가들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서비스면에서 최고로 인정한 제품들도 국민일보의 히트상품에 들었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 기대치가 높은 제품들을 시장에 소개하자는 취지다. ㈜금강보청기의 ‘테크노시리즈2’와 오티콘코리아의 ‘이노’가 대표적이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