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대신 희망을 나누자” 확산… 미리보는 2012 성탄절 행사

입력 2012-12-23 18:31


‘말년병장’인 김성한(21)씨는 성탄 전야인 24일 서울 동자동 한 쪽방에서 밤을 지새우기로 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교회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맞이했던 예년의 성탄절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다음 달 제대를 앞두고 외박을 나왔는데 뭔가 의미 있는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씨가 참여하는 ‘성탄 전야 쪽방 체험’은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김삼환 목사)이 올해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소외된 이웃의 현장 한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의미를 직접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다.

한교봉은 이날 동자동 쪽방촌 독거노인들을 위해 연극 관람 및 마을잔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독거노인 40명에게 1박2일 온천 여행을 보내준다. 이들 독거노인이 비운 쪽방을 김씨를 비롯한 크리스천 청년 20여명이 ‘밤샘 지킴이’로 나서는 것이다. 이들은 방주인에게 편지도 쓰고 성경 묵상도 하면서 성탄절 아침을 맞이한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말씀처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이들을 찾아나서는 행사도 눈에 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목회사회학연구소 등 4개 단체 회원들은 성탄 전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찾아가 성탄기도회를 갖는다. 기윤실 관계자는 “쌍용차 사태에 대한 평가는 서로 다르지만 노동자들이 자살로까지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기도회와 성금 모금 등을 통해 해고 노동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나누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에서는 ‘이웃돕기’ 성탄 콘서트가 열린다. 신촌기독인연합(신기연)과 연세대기독교학생연합, 이화여대기독교학생연합은 성탄절 오후 서울 신촌 창천문화공원 ‘통일트리’ 앞에서 ‘하나 되어’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신기연 등은 이날까지 거리모금함 등을 통해 모은 후원금 전액을 대북지원 NGO와 북한이탈주민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서울 서교동 서현교회 청년들이 주축이 된 기독문화예술인단체 ‘아트프리처’는 24일 홍익대 인근 클럽에서 성탄 자선공연 ‘노엘 페스타 2012’를 연다. 제이파워, 마로니에 프렌즈 등 인디 뮤지션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대거 동참한다. 관객들이 공연에 감동받은 만큼 내는 돈은 전액 무의탁 노인 환자들의 치료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감리회관 앞 광장에서는 노숙인과 함께하는 ‘광화문 크리스마스’ 성탄예배 행사가 열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이 매년 다문화가정과 장애인, 노숙인 등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행사로 올해가 10년째다.

김기택 임시 감독회장은 “예수께서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우리는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슴에 품고 불우한 이들을 찾아가 그리스도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 후 기감 서울연회와 남선교회, 여선교회 전국연합회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숙인 선교단체 벧엘의 집(원용철 목사)에 후원금과 방한복을 전달했다.

박재찬 천지우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