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주제별 뉴스로 돌아본 2012 미술계

입력 2012-12-23 18:16


깊어진 침체 늪… 세계로 나간 작가들

올해 국내 미술계에는 좋은 소식보다 어두운 뉴스가 많았다. 쉴 새 없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주요 미술관과 일부 화랑들만 선전했을 뿐 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졌다. 전국적으로 비엔날레가 봇물을 이뤘지만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다사다난했던 미술계의 한 해를 7가지 주제별로 돌아본다.

무리한 공사 강행 부작용… 개관 2013년 하반기로 연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서울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 건립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ULL) 신축 공사현장에서 8월 13일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1월 총사업비 2565억원을 들여 서울관 건립을 발표한 이후 정부가 대통령 임기 내 완공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탓이다. 개관은 내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로비·담보에 사용… ‘검은 돈’으로 오르내린 미술품

◇저축은행 비리 연루=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6월 미술품을 로비와 담보 등 ‘검은돈’의 수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술계가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오리온 그룹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간의 불법 교차 대출에 관여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자체 비엔날레 개최 붐… 내실 부족 차별화 실패

◇우후죽순 비엔날레=9월에는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대구사진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대전프로젝트,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공주자연미술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렸다. 하지만 전시와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성격이 애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차별화된 색깔을 갖추지 못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비엔날레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불·양혜규·문경원·전준호… 해외 전시 잇단 호평

◇세계로 나간 작가들=설치작가 이불이 2월 일본 모리미술관 초대전으로 각광받은 데 이어 설치작가 양혜규는 5년마다 열리는 국제 현대미술전인 독일 카셀도큐멘타(6월)에 한국 작가로는 육근병 이후 20년 만에 참가해 한국 현대미술을 알렸다. 영상과 설치를 넘나드는 문경원·전준호 작가도 카셀도큐멘타에 참가해 호평을 얻었다.

서도호, 리움 개인전 10만1000명 최다 관람객 기록

◇화제의 전시=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생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집 속의 집’이 3월부터 6월까지 10만1000명을 모아 리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11월 이곳에서 오픈한 인도 출신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도 화제를 모았다.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8월 열린 ‘보따리 작가’ 김수자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미술품 양도세 안된다”… 10개 단체 반대모임 발족

◇미술품 양도소득세=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미술품 양도소득세 폐지를 촉구하는 미술계의 움직임이 계속됐다. 9월에는 한국화랑협회를 비롯한 10개 문화예술 단체들이 ‘미술품 양도소득세 폐지를 원하는 범 문화예술인 모임’을 발족했다. 미술계는 기업체 등이 미술품으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세제개편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중식·이만익 화백 별세… 장수현 김흥수미술관장도

◇스러져 간 미술인=한국 서양화 2세대 작가였던 윤중식 화백이 7월 3일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한국적 정서가 묻어나는 작품세계를 펼친 이만익 화백은 8월 9일 74세를 일기로 숨졌다. ‘하모니즘’ 회화로 유명한 김흥수(93) 화백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은 43세 연하의 부인 장수현 김흥수미술관장이 11월 13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