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이두환, 자신을 돕는 자선경기날 하늘로 떠나다

입력 2012-12-21 22:21

21일 흰눈이 쌓인 서울 목동구장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프로야구 KIA 이두환(24)의 이수중학교 동문 선수들과 두산 베어스 선수들, 연예인 올스타팀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뼈암으로 불리는 대퇴골두육종으로 투병하는 이두환을 돕기 위한 자선경기를 치를 참이었다. 그러나 강추위와 함께 눈이 너무 많이 와 경기는 취소했다. 그날 오후 5시30분쯤 이두환은 그라운드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늘로 떠났다.

이두환은 장충고에 다니던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중심타자로 우승을 이끈 유망주였다. 2007년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2007년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두환은 지난해 3월 연습경기 도중 자신이 친 공에 왼쪽 정강이뼈를 맞아 봉와직염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KIA에 새 둥지를 튼 이두환은 정밀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는 대퇴골두육종이었다. 병마와 싸우던 이두환은 최근 왼쪽 다리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받았다. 결국 종양이 폐의 3분의 2까지 전이돼 이두환은 그라운드를 두고 영영 떠났다.

야구계 인사들은 사경을 헤매던 이두환을 위해 힘을 모았다. NC 다이노스의 이태일 대표는 200만원을 지원했다. 연예인 야구팀에 속한 방송인 유재석과 정준하는 500만원씩을 쾌척했다. 이날 경기가 취소됐지만 야구장을 떠나지 않은 팬 100여 명은 선수 애장품 경매에서 이두환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이두환의 초등학교 친구인 두산 김현수(24)는 “두환이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잘해 초등학생인데도 사인을 해주는 선수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