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朴당선인 비난… “대북정책 입장 밝히라” 요구
입력 2012-12-21 21:37
북한 입장을 대변해 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1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난했다. 반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는 대선 결과를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하며 박 당선인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
조선신보는 ‘임계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근혜가 당선된 최대 요인은 그의 정책이나 철학이 유권자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은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친일반역자, 군사독재자였던 아버지를 숭앙하고 전면 비호하는 일그러진 역사인식과 냉전식 사고의 소유자가 애초부터 대통령 후보로서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것부터가 기이한 일”이라고 공격했다.
조선신보는 또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 1일 내놓았던 ‘공개질문장’을 언급하며 박 당선인에게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신문은 ‘실패한 대결정책과의 결별을 요구’라는 글에서 “대결인가 대화인가, 전쟁인가 평화인가, 북남관계 파탄인가 개선인가, 제2의 이명박인가 아닌가(공개질문장)라는 물음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조선(북한)의 변함없는 관점과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대선 결과를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불과 하루 만에 남한의 대선 결과를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에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 소식을 취임식 때까지 아예 전하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 16대 대선까지는 보통 선거 2∼3일 뒤에야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북한 매체의 신속 보도와 비난 자제를 놓고 차기 정부와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시간을 두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