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금산분리 강화 공약 실현땐… 삼성, 경제민주화 타격 가장 클 듯

입력 2012-12-21 21:54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중 금산분리 강화가 실현될 경우 가장 타격이 큰 기업은 삼성그룹으로,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 7조원 가까운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보유 제한 비율이 현재의 15%에서 5%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21일 기업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51개 그룹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금융계열사의 투자 지분이 5%를 넘는 비금융계열사는 총 18개사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호텔신라, 에스원, 삼성경제연구소, 올앳 등 6개사가 포함돼 이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총 6조9572억원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이 모두 7.62%의 지분을 갖고 있어 허용 한도인 5%를 초과한다. 이때 초과분인 2.62%의 지분을 사들여야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는데, 이 비용이 20일 종가 기준으로 6조6971억원에 달한다. 에스원과 호텔신라도 초과지분이 4.64%와 7.09%에 달해 각각 1244억원과 1277억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외에도 미래에셋그룹의 5개사, 동양그룹의 2개사가 금융계열사의 투자 지분이 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화그룹, 현대그룹, 한국투자금융그룹, 대한전선그룹, 이랜드그룹 등은 각각 1개사가 해당됐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상호와 부동산114, 수원학교사랑, 시니안, 오딘홀딩스 등 5개 중소 계열사의 지분이 70% 이상이어서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양그룹의 초과 지분 해당 기업은 ㈜동양과 ㈜동양레저 2곳이지만 주력사인 ㈜동양의 금융계열사 지분이 26.81%나 돼 초과 지분 21.81%를 인수하려면 440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