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방백서] 한·미, 北 고농축우라늄 시설 첩보위성으로 확인
입력 2012-12-21 19:30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을 첩보위성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정보 당국은 북한의 HEU 시설이 여러 개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동향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2012 국방백서’에 기술된 북한의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 “한·미가 공동으로 여러 가지 영상 첩보를 분석해 볼 때 HEU 시설 관련 동향들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HEU 시설이 첩보위성 등에 포착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그는 북한의 HEU 프로그램 관련 시설을 영상 첩보로 확인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관련 동향들을 우리가 식별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프로그램) 대한 최종 평가를 유보하고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해 현재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또 다른 시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헤커 박사가 이야기한 것 말고도 여러 가지(시설)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여기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가 복수의 북한 HEU 시설을 포착하고 정밀 추적 중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그는 “여러 관련 시설과 동향들에 대해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0년 11월 헤커 박사에게 영변 핵시설 내에 원심분리기 1000여개를 갖춘 대규모 첨단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음을 공개했다. 이날 발간된 ‘2012 국방백서’는 “2009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우라늄 농축에 대한 언급과 2010년 11월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등을 고려해 볼 때 HEU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기술했다. 앞서 2010년 발간된 국방백서는 “HE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표기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핵실험을 단행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2006년 7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한 지
3개월 만인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실행했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도 장거리 로켓 광명성 2호 발사 50일 뒤였다. 과거 두 차례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이었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경우 HEU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HEU 방식 핵무기 제조 시설은 은닉과 이동이 쉬워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기가 용이하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