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개월내 도발 가능성”… 美 한반도 전문가 토론회
입력 2012-12-21 19:30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은 수개월 내 북한의 추가 도발이라는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20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 대통령 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북한은 과거 한국에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16∼18주일 내 도발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따라서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교수는 “박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어떤 대북정책을 채택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선거기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 왔지만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무부 한반도 담당 특사는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등장 초기에 농업개혁 등을 주장하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4월과 12월 잇단 로켓 발사로 기대감이 깨졌다”면서 “이는 박근혜 행정부에 큰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또 “박 당선인은 북한의 신뢰구축 노력, 비핵화 진전 등을 감안하면서 원칙을 지킬 것”이라며 “북한을 향해 손을 내밀고 대화를 추진하겠지만 9·19 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태도 등을 감안한 ‘상호주의’를 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교수도 “박 당선인은 최근 발언 등으로 미뤄 북한과 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조건 대화(unconditional engagement)’는 아니다”면서 “재래식 무기, 핵 프로그램, 인권 문제 등을 연계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10여년간 햇볕정책을 폈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다”며 “더 이상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새로운 제안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