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방백서] 北, 서해5도·NLL 겨냥 공기부양정·공격헬기 전진 배치
입력 2012-12-21 21:34
지난 2년간 북한은 기동여단을 2개 늘렸으며 전방 배치 기동여단에 휴대용 소총과 고성능 폭탄, 기동성을 갖춘 차량 등을 배치해 기습침투 능력을 보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 여러 곳을 첩보위성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21일 발간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사단급 부대를 90개에서 88개로 줄였으나 총병력(102만여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감축된 사단급 부대 병력과 장비는 평양방어사령부 등 군단급 부대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육군 전차는 2년 전 4100여대에서 4200여대로, 장갑차는 2100여대서 2200여대로, 야포는 8500여문에서 8600여문으로 각각 늘었다. 반면 방사포는 5100여문에서 4800여문으로 300여문 줄었다.
서해 5도와 북방 한계선(NLL) 주변 지역에 대한 상시 도발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해안 지역의 방사포와 해안포 전력뿐 아니라 기습 상륙을 위한 공기부양정과 공격헬기 등을 전진 배치했다. 고사포 사단은 지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평양방어사령부에서 총참모부 직속으로 전환됐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HEU 시설 동향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북한의 HEU 시설이 첩보위성 등에 포착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영상 첩보를 분석해 볼 때 HEU 시설 관련 동향들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2010년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도 여러 가지(시설)를 보고 있지만 그런 부분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국방백서는 “2009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우라늄 농축에 대한 언급과 2010년 11월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등을 고려해 볼 때 HEU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명시했다. 앞서 2010년 발간된 국방백서는 ‘HE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표기했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핵실험을 단행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2006년 7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한 지 3개월 만인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실행했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도 장거리 로켓 광명성 2호 발사 50일 뒤였다. 과거 두 차례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이었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경우 HEU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백서의 독도 수호 의지는 표현이 한층 강화됐다. 백서는 ‘우리 군은 서북 5개 도서와 마라도, 울릉도, 독도 등을 포함하는 동·서·남해의 영토·영해·영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서 군은 강력한 수호 의지와 대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독도 사진도 2010년 국방백서는 46쪽에만 수록됐지만 이번에는 50쪽, 76쪽, 143쪽 등 총 3개면에 실렸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2010년 백서의 주적 개념은 그대로 유지됐다. 백서는 ‘북한은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과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천안함 공격·연평도 포격과 같은 지속적인 무력도발을 통해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적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