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청와대 어떻게 바뀌나… 제2부속실 없애고 1부속실도 여성 위주로 재편
입력 2012-12-21 19:25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맞게 될 청와대는 큰 변화를 겪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독신 여성인 만큼 ‘퍼스트레이디’도 ‘퍼스트젠틀맨’도 없다. 역대 대통령 부인을 담당하던 제2부속실은 앞으로 5년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본관 1층의 영부인 집무실도 텅 비게 됐다.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뒤 항상 최측근에 머물 보좌진에도 지금보다 여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늘 대통령 주변에 머물며 신변을 챙기는 제1부속실은 여성 위주로 편재될 가능성이 크다. 경호처도 ‘여풍(女風)’이 거셀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 2000년대 중반부터 공채로 선발해 온 여성 경호원이 대거 투입되고, 신입 경호원 선발에도 여성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
청와대 직제 중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됐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가안보실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21일 “대북 문제와 외교·안보 현안의 효율적 추진, 부처 간 조율을 위해 국가안보실 조직과 운영이 중요하다. 노무현 정부의 NSC 운영 실태를 검토해 정부 출범 이전에 방안을 확정짓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가안보실 설치를 공약했다.
노무현 정부는 물론 김대중 정부에서도 NSC와 국가안보실이 대북 문제와 안보 현안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NSC 의장은 대통령이 맡고 상설 부의장을 뒀으며 통일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등 안보 관련부처 장관들이 중요 현안이 있을 때면 수시로 모여 협의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두 조직을 없애는 대신 수석비서관급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뒀다.
반면 녹색성장기획관실은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정부의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미래전략비서관실이었던 이 조직은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핵심사업으로 설정하면서 기획관실로 격상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다시 미래전략기획관실로 명칭이 바뀌거나 비서관급 기구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정부에 비해 이명박 정부에서 기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던 정무수석실은 지금보다 확대 개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과 여야 상생을 천명하며 정치권과의 교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나 정상회담 때 박 당선인이 배우자 없이 ‘홀로’ 기념사진을 찍는 일이 흔해지는 것을 제외하면 의전상 변화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