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뚫고 우체국 금고 턴 용의자 검거

입력 2012-12-21 19:18

전남 여수에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체국 금고를 털어 달아났던 용의자가 범행 10여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여수경찰서는 21일 우체국과 맞닿은 식당의 벽을 뚫고 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200여만원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박모(44)씨를 조사 중이다.

박씨는 지난 8일 오후 11시∼9일 오전 4시 여수 삼일동 모 식당에서 벽을 뚫고 우체국에 들어가 금고 뒷면을 용접기로 뜯은 뒤 돈을 빼내 달아났다. 경찰은 박씨가 범행 전 해당 우체국과 식당을 치밀하게 답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경찰조사에서 “운영하던 식당이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게 생긴 데다 자녀 대학 입학금이 급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혼자 범행한 뒤 훔친 현금과 범행도구를 모두 인근 산에 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묻은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어 경찰은 공범 여부, 매립장소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박씨를 닮은 사람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우체국 금고 등을 촬영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한 시민의 결정적 제보를 토대로 박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20일 오후 3시쯤 순천 해룡농협 앞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금고 절단면에 묻어 있던 2개 이상의 DNA를 확보했다. 경찰은 박씨 DNA와 동종수법 절도전과자들의 DNA 등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조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여수=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