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공연표 구하기 별따기… 암표·사기 극성

입력 2012-12-21 19:17


연말연시를 앞두고 인기 공연의 표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암표 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표를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사이버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학생 정희진(24·여)씨는 좋아하는 가수의 연말공연 표를 구하기 위해 매일 예매 사이트를 찾는다. 이 가수의 공연티켓은 지난달 19일 예매를 시작했는데, 1시간도 안 돼 무대와 가까운 VIP석은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다. 이 예매 사이트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가 찼을 경우, 예매 취소자가 생기면 다음 순위 예매자에게 연락을 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좋은 좌석은 예매가 취소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대기자들은 인터넷 댓글을 통해 연락처를 남기고 직거래를 하고 있다. 정씨 역시 원래 가격에 3만원을 더한 금액을 주고 직거래로 표를 구했다.

이 밖에 크리스마스에 공연하는 또 다른 가수들의 듀엣콘서트도 좋은 좌석은 이미 매진됐고, 연말연시 유명 뮤지컬 공연이나 음악회 티켓도 모두 동난 상태다. 이 때문에 정씨처럼 웃돈을 얹어 주고서라도 암표를 구하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암표거래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사기를 당하는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A씨는 지난 9일 연말 뮤지컬을 보고 싶어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티켓을 산다는 글을 올렸고 다음날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A씨는 티켓을 얻지 못할까봐 티켓 금액에 장당 2만원씩 총 4만원의 웃돈을 얹어 먼저 입금을 했다. 하지만 이틀 뒤 받아본 우편에 들어 있던 것은 엉뚱한 영수증 2장뿐이었다. A씨는 “갑자기 안 팔겠다고 하니 급한 마음에 예매일과 티켓 사진도 확인 안 하고 돈을 보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지난 9월 인터넷에서 콘서트 입장권을 판다고 속여 600만원을 가로챈 20대가 붙잡히기도 했다. 박모(22)씨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 입장권을 판다는 글을 올린 뒤 입금을 받고 입장권을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총 32명에게서 685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박씨는 “유명 가수 콘서트 입장권이 조기에 매진되고,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려는 이들이 많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