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만남… 맨유 퍼거슨·레알 무리뉴, 챔스16강 격돌
입력 2012-12-21 19:04
“좋은 와인을 주문해야지.”
얼마나 반가웠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71) 감독이 라이벌 조세 뮤리뉴(49) 감독과 애제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이상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회를 앞두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20일(이하 한국시간)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대진 추첨 결과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이 성사되자 “우리 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16강전은 이 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팬들은 크리스티아누를 다시 보고 나 역시 무리뉴 감독을 다시 만나게 될 멋진 기회다”고 밝혔다.
2003년부터 맨유에서 뛴 호날두는 2007∼200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했다. 호날두는 2009년 6월 사상 최고인 8000만 파운드(당시 약 16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고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맨유 시절 퍼거슨 감독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호날두가 맨유와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적 후 처음이다. 퍼거슨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인연도 남다르다.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첼시 감독으로 있을 때 맨유전 직후 퍼거슨 감독을 자기 사무실로 초대해 와인을 나눠 마시곤 했다. 특히 유럽 언론이 잇따라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무리뉴 감독을 지목하고 있어 이번 만남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나는 앞으로 맨유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무리뉴는 어떤 팀도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며 무리뉴 감독에게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양 팀의 16강 1차전은 현지시간으로 내년 2월 13일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2차전은 3월 5일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