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더욱 더 높게”… 오승환 돌직구 협상
입력 2012-12-21 19:03
올 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 라이온즈가 주전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구단에 따르면 ‘끝판대장’ 오승환(30)은 최근 구단과 내년 연봉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구단은 올해 3억8000만원에서 44.7%가 오른 5억5000만원을 제시했지만 오승환이 이를 거부했다. 오승환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구단에서 제시한 금액에 그대로 도장을 찍었지만 이번만큼은 작정하고 협상에 뛰어들고 있다.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에 비해 연봉이 턱없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원소속팀인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던 김주찬은 KIA와 4년 50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산술적으로 오승환은 구단에서 제시한 금액에 도장을 찍는다면 내년에 김주찬의 반도 되지 않는 연봉을 받게 된다. 여기에 오승환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포스팅시스템을 포기하고 삼성에 잔류한 후 구단에서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 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또 ‘라이온 킹’ 이승엽을 비롯해 배영수, 박한이, 박석민, 최형우, 배영섭 등 한국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펼친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국내 무대로 복귀해 최다안타 4위, 홈런 5위, 타율 6위를 기록하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만큼 연봉 인상 요인이 크다. 다만 구단에선 이승엽이 지난해 복귀하면서 순수연봉 8억원에 옵션 3억원을 받았을 정도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연봉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수와 박한이는 올해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구단 잔류를 선언한 점을 높게 평가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의 경우 연봉 협상에서 선수들에게 끌려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구단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제시한 금액에 변동을 주지 않을 계획이다. 또 연봉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선 전지훈련에 아예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