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럼에도 행복한 길

입력 2012-12-21 18:28


마가복음 8장 31~38절

기독교 신앙의 근본은 자기 부인과 십자가입니다. 기독교는 영원한 기쁨의 천국을 소망하는 희망의 종교입니다. 그런데 이 땅을 살아갈 동안은 세상적 관점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축복보다는 예수님을 따름에서 오는, 이 땅에서의 고난과 희생을 더 강조합니다. 예수님은 나를 따라오면 이 땅에서 물질적으로 축복받고, 건강케 해주고, 부귀와 권세를 주겠다고 한 번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나를 따를 때는 고난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 문을 열어주시지 않으면, 그런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을 수 없는 구원의 신비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런 종교를 믿고 헌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은 후 내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날 것을 가르치십니다.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말씀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고난을 당해 죽을 것이라는 말에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했습니다. 아니 처자와 집과 잘 나가던 어부 일까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님을 따르는데 이게 무슨 얼토당토 않는 말이냐는 것입니다. 이제 한 삼년 세상에서 주님 따르면서 밤이슬 맞으며 자고, 배고파서 남의 밭 이삭을 훑는 등 정말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당신의 왕국을 세워 부귀영화를 함께 누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변입니다.

주님은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그렇게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해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 조금 헌금하고 봉사하고 예배하는 것을 넘어서, 생명을 걸고 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따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떡으로 배부르고, 병 고침 받고, 나를 괴롭히던 악한 영들이 떠나갈 때 우리는 환호하며 주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따라다니지 말라고 해도 우르르 따라다닙니다. 예수님을 따라 가면 부자 되고 권세와 건강을 다 얻는데 누가 따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함께 고난의 십자가를 지자고 하면 모두 달아납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예수님이 함께 고난의 십자가를 지자고 물으신다면 여러분은 무엇이라 답하겠습니까.

오늘 설교 제목을 ‘그럼에도 행복한 길’이라고 정했습니다. 여러분도 저도 지기 싫은 십자가의 길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 길이 복된 길이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참으로 역설적인 말씀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우리를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그 십자가를 붙들어야 산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예수님이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가 있고, 짧은 이 생을 마칠 때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믿고 따른 우리에게는 영원한 복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천국은 아직 오지 않았고, 우리의 영광도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온 세상을 얻고도 예수님을 잃는다면 그 인생은 헛된 것입니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어떤 삶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여러분 모두가 그럼에도 행복한 십자가의 길을 기쁨으로 선택하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최태성 목사(대조동 루터교회)